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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24년 4월 3주차 기억

by joue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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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년 4월 3주차]의 컨텐츠 - 천 개의 파랑 (천선란)

 한 달에 한 권, 회사에서 자그마한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돌아가며 매 달의 책을 한 권씩 정하는데, 이번 달은 내 차례였다. 북적북적 어플 [읽고 싶은 책]에 저장만 해 두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선택했다. 이유는 크게 없었다. 다만, 대학교에 진학한 후 나를 독서의 세계로 이끈 장본인(人은 아니니, 장본 장르랄까)이 바로 한국 현대 문학, 그 중에서도 당시 크게 유행하던 가벼운 SF가 섞인 소설이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새로운 공간과 이해관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내가 순수하게 좋아했던 주제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조금은 두려웠지만, 나름의 설렘과 함께 용기를 내어 선택했다.

 

딴 길로 새어, 갑자기 추천하는 독서 어플. 

북적북적 - 귀여운 북적이와 쌓아보는 독서 기록 / IOS (앱스토어 바로가기) / Android (플레이스토어 바로가기)

작은 아이디어와 타겟 고객에 대한 섬세한 분석으로 독서 기록 어플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어플 후기와 함께 UIUX도 분석해서 다른 컨텐츠로 올려봐야지.

 

 아무튼, '천 개의 파랑'은 오늘로 한 60% 정도 읽었는데 책 내용이 정말 흡입력이 있어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 대한 상세한 후기는 별도의 컨텐츠로 작성하겠지만, 이렇게 따뜻하고 또렷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일상을 살고 있을 지, 매일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알고 싶고, 닮고 싶다. 

 

 

 

2. [24년 4월 3주차]의 장소 - 카페 리히터

 혜화 동숭동에 있는 작은 카페이다. 작년, 낮에 한번 방문해보고는 한번도 가지 않았었는데 비오는 토요일 저녁 갑자기 생각이 나 두번째로 방문했다. 비가 오는 토요일 밤이어서 였을까, 문을 열었을 때 작년과 달리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창 밖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었다. 다양한 원두의 드립 커피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평소와 같이 산미가 가득할 것 같았던 코스타리카 원두를 주문했지만, 마침 그 원두만 없었다. 그래서 평소와는 아주 다른 취향으로 인도 원두를 선택했다. 바리스타분께서 설명해주시기로는, 볶은 보리차의 풍미가 날 것이라고 했다. (원두 이름 메모를 깜빡했다)

 아이스로 받아든 커피는 생각보다 산뜻했다.첫 맛은 필터커피 특유의 산미가 도드라졌지만, 끝은 고소하고 약간 쌉싸름하게 마무리 되었다. 커피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적당한 온도, 시멘트를 그대로 노출한 인테리어에 조명으로 내부 밝기를 조절한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혼자 카페에 갈 때는 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러 가기 때문에 혼자 방문하는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주로 이 두 작업을 얼마나 멋지게 완수할 수 있는가로 점쳐지는데, 토요일 밤 비오는 날의 리히터는 전자책을 읽기에 완벽했다.

 다음에도 저녁에 가야지

비 오는 날, 카페에서

 

카페 리히터

네이버 장소 (https://naver.me/xkIPhJN3)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fe.richter/)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open 12:00 / close 21:00

 

 

 

3. [24년 4월 3주차]의 취미 - 가야금

 주 2회, 24현 가야금을 배우고 있다. 배운 지 이제 한달 반 쯤 되어가는 것 같다. 이번 주는 회사 야근이 많아서, 수업을 금요일에 한 번 밖에 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잘 아는 곡을 배웠다. 로망스, 혼자서 뚱땅거리며 기타 독학을 할 때 있어보이려고(?) 연습했던 곡이다. 가야금으로 치니 연튕김을 빠르고도 정확하게 해야 하는 곡이라서 생각보다 예쁜 소리가 나지 않았다. 연습을 아주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다음 주는 야근이 더 많을 것 같아 과연 연습을 하러 학원에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가야금을 뜯다보면, 다리가 저려오는 것도 곡을 끝내고 나서야 느껴질 정도로 눈은 악보를 읽기 바쁘고, 양 손은 다음 줄 찾기에 바쁘다. 그래서인지, 머릿 속을 꽉 채우는 수많은 걱정들을 가야금 뜯는 시간 동안만큼은 잊을 수 있다. 아직 소리를 잘 내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청아하고 또랑또랑한 음색 때문에라도, 아주 오래 이 취미를 유지하게 될 것 같다. 

따봉

 

4. [24년 4월 3주차]의 마음

 힘들었다.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잘 하고 있다고 주변에서 응원해줘도, 머릿 속을 채우는 걱정거리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쉽게 우울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기간이 있다. 이번 한 주가 딱 그랬다. 건강한 식사는 모두 내려놓고, 먹고 싶은 음식을 잔뜩 먹었다. 주말 내내 집에 있으며 끝없는 무한 스크롤 속 컨텐츠들을 의미 없이 수용했다. 평소였다면 주말을 의미없이 보냈다는 부채감이 들었을 나인데, 매일이 도전의 연속인 일을 하고 있어서일까, 이런 주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사실은 부채감이 들었지만 억지로 눌러두었다.

 사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있다. 잘 모르는 일도, 이곳 저곳 문 두드리며 도움을 받아 열심히 해내고 있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 나의 일에 대한 도전과 성취감이 나를 이끄는 동력임은 확실하다.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 주는 프로젝트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회사가 끝난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였을 지,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다음 주에는 나도 나에게 칭찬해줄 수 있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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