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

[일상] 24년 4월 3주차 기억 1. [24년 4월 3주차]의 컨텐츠 - 천 개의 파랑 (천선란) 한 달에 한 권, 회사에서 자그마한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돌아가며 매 달의 책을 한 권씩 정하는데, 이번 달은 내 차례였다. 북적북적 어플 [읽고 싶은 책]에 저장만 해 두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선택했다. 이유는 크게 없었다. 다만, 대학교에 진학한 후 나를 독서의 세계로 이끈 장본인(人은 아니니, 장본 장르랄까)이 바로 한국 현대 문학, 그 중에서도 당시 크게 유행하던 가벼운 SF가 섞인 소설이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새로운 공간과 이해관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내가 순수하게 좋아했던 주제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조금은 두려웠지만, 나름의 설렘과 함께 용기를 내어 선택했다. 딴 길.. 2024. 4. 21.
영화 [기생충] - 이차프레임의 구분짓기 (Parasite, 2019) 들어가며 영화 은 반지하에 살고 있는 기택 가족의 ‘창문’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창문이 비추는 바깥의 모습은 서로 다른 계급의 가족들의 삶의 현실을 보여주고, 창문 안쪽 인물들의 욕망을 비춘다. 또한 그 창문(유리벽) 사이로 지나는 ‘선’은 계층별 구분을 강화하고 그 선을 넘으려 드는 유동적 물질은 ‘냄새’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지상, 반지하, 그리고 지하에 살고 있는 박사장, 기택, 문광 가족의 삶의 현실과 욕망, 그리고 좌절을 이 영화가 ‘창문’이라는 이차 프레임을 통해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 기택의 집 - 반지하의 창문이 비추는 삶의 모습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기택 집의 창문을 경계로, 집 안쪽에는 작은 건조대에 매달린 양말이 보이고, 창문 밖으로는 창문.. 2023. 9. 18.
영화 [완득이] 속 '주먹'과 '춤'의 성장 (완득이, 2011) 서론 춤으로 시작해서 다시 춤으로 끝나는 영화, 는 주먹 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에는 영화의 큰 축을 이루는 커다란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완득이의 성장 서사를 중심으로 완득이와 그 주변 인물들의 입체적인 모습, 크고 작은 갈등과 고민들이 엮여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익숙하게 그려진 영화 속 인물들의 소수자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영화가 조명을 비추는 인물들은 장애인,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저소득층, 비주류스포츠 종사자, 무협지 여성작가 등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완득이를 비롯한 인물들이 차별 받는 모습만을 비추지는 않는다. 그들 삶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비추며 주먹을 쥐고, 주.. 2023. 9. 17.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속 천사와 아이 (Der Himmel über Berlin, 1987) 우리는 아이를 ‘천사 같다’는 말로 흔히 비유하곤 한다. 를 본 이후, 아이가 천사 같은 것이 아닌, 천사가 마치 아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피터 한트케의 를 다미엘의 목소리로 삽입하여 시작과 끝을 맺고있다. ‘아이의 성장’과, ‘천사가 인간이 되는 것’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며 삽입 텍스트 가 영화의 주제의식을 어떻게 강화하는지에 대해 감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카메라를 응시하는 주체: 천사와 아이 영화는 흑백과 컬러의 색감 대비, 하이 앵글의 시선, 청각적 자극, 등장인물들의 반응 등을 통해 천사와 인간을 대비하여 보여준다. 천사의 시점에서 세상은 흑백이다. 날개가 있는 그들은 인간 세상을 아래로 조망하며, 인간들이 삶의 고난과 절망에 빠진 순간에 함께해 간접적인 도움을 준다. 한.. 2023. 9. 16.